연말정산에서 환급을 늘리는 방법은 여럿이지만, 내가 직접 통제할 수 있는 항목은 사실 몇 개 안 됩니다. 의료비나 교육비는 쓴 만큼 나오는 거지 조절할 수 있는 게 아니잖아요.
그런데 연금저축과 IRP는 다릅니다. 12월 31일까지 입금만 하면 그만큼 세액공제를 받습니다. 최대 148만 5천원까지요. 그리고 지금이 8월 말이니 아직 넉 달이 남았습니다.

✔ 연금저축·IRP 세액공제 한도 (2026)
한도가 두 겹으로 되어 있어서 여기서 많이 헷갈리십니다.

전체 합산 한도는 연 900만원입니다. 그런데 그 안에서 연금저축은 600만원까지만 공제됩니다.
그래서 연금저축에만 900만원을 넣으면 600만원까지만 인정받고 300만원은 그냥 묶여 있는 돈이 됩니다. 이 실수가 정말 흔합니다.
반대로 IRP는 단독으로 900만원까지 공제받을 수 있습니다. 그럼 IRP에만 넣으면 되는 거 아니냐 싶지만, IRP는 중도인출이 법으로 제한돼 있습니다. 무주택자의 주택 구입이나 요양, 파산 같은 정해진 사유가 아니면 돈을 뺄 수 없어요.
그래서 실무적인 정답은 연금저축 600만원을 먼저 채우고, 남은 300만원을 IRP에 넣는 것입니다. 공제는 똑같이 900만원을 다 받으면서 유연성은 더 확보하는 조합이에요.
✔ 내 소득이면 얼마를 돌려받나

공제율은 소득에 따라 두 단계입니다. 총급여 5,500만원 이하면 15%, 초과면 12%예요. 여기에 지방소득세가 10% 더 붙으므로 실제 체감 비율은 16.5%와 13.2%입니다.
900만원을 다 채웠을 때 5,500만원 이하면 약 148만 5천원, 초과면 약 118만 8천원을 돌려받습니다. 같은 돈을 넣어도 30만원 가까이 차이가 나는 거죠.
근로소득만 있는 분은 총급여 기준이고, 사업소득 등이 있으면 종합소득금액 4,500만원이 같은 경계선입니다. 본인 총급여는 원천징수영수증에서 확인하실 수 있어요.
총급여가 5,500만원을 살짝 넘는 분이라면 그렇다고 안 하는 것보다는 무조건 하는 게 낫습니다. 13.2%도 시중 어떤 상품보다 확실한 수익이니까요.
✔ 연말까지 이 순서로 채우세요

먼저 올해 이미 넣은 금액을 확인하세요. 매달 자동이체가 걸려 있는 분들은 얼마가 쌓였는지 모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금융감독원 통합연금포털에서 본인 연금계좌를 한 번에 조회할 수 있습니다.
그다음 부족한 만큼을 연말까지 채웁니다. 매달 나눠 넣든 12월에 한 번에 넣든 공제 금액은 똑같습니다. 연금저축은 여윳돈이 생겼을 때 몰아넣어도 됩니다.
기한은 12월 31일입니다. 연말에는 은행 업무일과 이체 마감 시각이 걸릴 수 있으니 12월 마지막 주까지 미루지 마세요. 매년 12월 31일 저녁에 이체가 다음 해로 넘어가 공제를 놓치는 분들이 나옵니다.
✔ 중도 해지하면 손해가 큽니다

이 부분을 모르고 가입했다가 나중에 후회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중간에 해지하면 그동안 공제받은 원금과 운용수익에 기타소득세 16.5%가 부과됩니다.
즉 16.5%로 돌려받았던 걸 16.5%로 도로 내는 구조예요. 여기에 그동안 묶여 있던 기회비용까지 생각하면 사실상 손해입니다.
반면 연금으로 받으면 연금소득세 3.3~5.5%만 냅니다. 나이가 많을수록 세율이 낮아지고요. 16.5%로 공제받고 3.3~5.5%로 내는 것이 이 제도의 핵심 이득입니다.
연금으로 인정받으려면 만 55세 이후에 10년 이상 나눠서 받아야 합니다. 한 번에 인출하면 연금이 아니라 일시금이 되어 세금이 달라집니다.
그래서 판단 기준은 단순합니다. 55세까지 안 건드릴 수 있는 돈만 넣으세요. 한도를 채우려고 무리하다가 3년 뒤 해지하면 안 하느니만 못합니다.
✔ 어떤 계좌를 열어야 하나

연금저축은 판매하는 곳에 따라 종류가 나뉩니다. 연금저축펀드는 증권사에서 열고 본인이 직접 펀드나 ETF를 골라 운용합니다. 연금저축보험은 보험사 상품으로 원금 보장 성격이 강한 대신 수익률은 낮은 편이에요.
중요한 건 이미 가입한 계좌가 마음에 안 들어도 해지하지 마세요. 계좌 이전 제도가 있습니다. 해지가 아니라 이전이므로 기타소득세를 물지 않고 다른 금융사로 옮길 수 있어요.
수수료도 챙겨보세요. 장기간 쌓아두는 돈이라 연 몇 십 bp 차이가 수십 년 뒤에는 꽤 큰 금액이 됩니다.
IRP는 위험자산에 70%까지만 투자할 수 있다는 규제가 있습니다. 나머지 30%는 예금이나 채권형 같은 안전자산으로 채워야 해요. 연금저축펀드에는 이 제한이 없습니다.
✔ 실제 환급액 계산해보기

총급여 5,000만원 직장인을 가정해보겠습니다. 연금저축에 600만원, IRP에 300만원을 넣어 합계 900만원을 채웠습니다.
공제율은 16.5%가 적용되므로 900만원 × 16.5% = 약 148만 5천원이 세액에서 차감됩니다. 이미 원천징수로 낸 세금이 있다면 그만큼 환급으로 돌아옵니다.
여기서 반드시 알아야 할 함정이 하나 있습니다. 세액공제는 내가 낸 세금 한도 안에서만 작동합니다. 결정세액이 100만원인 사람이 148만원을 공제받을 수는 없어요. 100만원까지만 줄어들고 나머지는 사라집니다.
그래서 소득이 낮아 결정세액이 적은 분이라면 900만원을 다 채울 필요가 없을 수도 있습니다. 작년 원천징수영수증에서 결정세액 항목을 먼저 확인하시고, 그 금액을 넘지 않는 선에서 납입액을 정하는 게 합리적입니다.
반대로 소득이 높아 세금을 많이 내는 분이라면 한도를 꽉 채우는 것이 거의 언제나 이득입니다.
✔ 자주 묻는 질문
Q. 퇴직연금(DC형)이 회사에 있는데 IRP를 또 만들어도 되나요?
됩니다. 회사가 넣어주는 퇴직연금 부담금은 세액공제 대상이 아니고, 본인이 개인적으로 추가 납입하는 금액이 공제 대상입니다.
Q. 소득이 없는 주부도 가입할 수 있나요?
계좌 개설은 가능하지만 낼 세금이 없으면 세액공제 효과가 없습니다. 이 경우 절세 목적보다는 운용수익 과세이연 효과를 보는 것이라 판단이 달라집니다.
Q. 작년에 한도를 못 채웠는데 올해 몰아서 되나요?
연도별로 따로 적용되므로 지난해 한도를 올해로 이월할 수는 없습니다. 다만 전환특례라고 해서 공제받지 못한 납입액을 다음 해로 넘겨 공제받는 신청 제도가 있으니 금융사에 문의해보세요.
Q. ISA 만기 자금을 옮기면 추가 공제가 되나요?
ISA 만기 자금을 연금계좌로 전환하면 전환금액의 일정 비율을 추가로 공제받는 제도가 있습니다. 900만원 한도와는 별개로 적용됩니다.
Q. 중도인출이 아예 안 되나요?
연금저축은 세금을 감수하면 인출이 가능하고, IRP는 법에서 정한 사유에만 가능합니다. 유연성이 필요한 돈은 연금저축 쪽에 두시는 게 좋은 이유입니다.
✔ 연금저축과 IRP 구분하기

정리하면 세 가지가 다릅니다. 단독 공제 한도가 600만원과 900만원으로 다르고, 중도인출 자유도가 다르고, 투자 가능 자산 범위가 다릅니다.
둘 다 여는 걸 권합니다. 연금저축 600 + IRP 300이 대부분의 사람에게 가장 무난한 조합이에요.
하나 더 구분해둘 것이 있습니다. 회사가 운영하는 퇴직연금 DB형·DC형과 개인이 여는 IRP는 다릅니다. DB형은 회사가 운용 책임을 지고 정해진 퇴직금을 주는 방식이고, DC형은 회사가 부담금을 넣어주되 운용은 근로자가 합니다. 둘 다 회사가 넣는 돈이라 세액공제 대상이 아닙니다. 공제받는 건 내가 내 돈으로 추가 납입한 금액뿐이에요.
그리고 국민연금은 또 별개입니다. 국민연금 보험료는 세액공제가 아니라 소득공제 항목이고, 여기서 말하는 900만원 한도와는 아무 관계가 없습니다. 이 셋을 같은 것으로 묶어 생각하면 한도 계산이 어긋나니 구분해두세요.
✔ 정리
지금 하실 일은 세 가지입니다. 올해 이미 넣은 금액을 확인하고, 작년 원천징수영수증에서 결정세액을 보고, 12월 31일까지 부족분을 채우면 됩니다.
연말정산에서 가장 확실한 카드입니다. 다만 오래 묶이는 돈이라는 점만 잊지 마세요 ✅
출처
· 국세청 연말정산 안내 www.nts.go.kr
· 금융감독원 통합연금포털 100lifeplan.fss.or.kr
· 국세청 홈택스 연말정산 미리보기
· 국세상담센터 126
세액공제 한도와 공제율은 세법 개정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투자 상품 선택은 본인 판단과 책임이며 이 글은 특정 상품을 권유하지 않습니다.